근 반년만에 나온 휴가에, 사실 전화조차도 거의 처음 나오는 것이었다. (우리 부대에서 이등병이
전화를 걸 수 있는 건 부모님 정도였다.) 주현이는 내 초등학교때부터의 불알친구였다. 그런데도
다혜누나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분위기가 이렇게 썰렁해 지는 것은, 비 내리던 그날 밤, 형광등아래
펼쳐졌던 광경때문일 것이다. 그 이후에 어떠한 일들, 어떠한 모습들이 기억위에 덧칠되었다 해도,
어떻게 잊을 수 있겠는가? 그 때의 그 충격적인 광경을.
다혜누나가, 어찌됐든간에 본인이 원치 않는 상황에서, 뜻밖에 주현이한테 온몸의 치부를 유린당
하고, 아랫도리에 원치 않던 녀석의 씨를 받게 되었다. 그리고 그게 어느정도 내 탓이었다. 내가
끝내 자제하지 못하고 누나와 몸을 섞었기 때문이고, 다혜누나가 본인이 자각하지 못하는 상황에
서 주현이한테 범해지는 것을 내가 방치했기 때문이었다.
주현이의 실수는, 말그대로 "운명의 장난"이라 할 수 있다 해도, 그걸 막지 못한 내 죄책감은 결
코 지워질 수 없는 것이었다.
그렇게, 반년전의 그 여름 밤을 상기하며 멍하게 서 있었다. 그러다가 문득 주현이녀석이 가르쳐
준 다혜누나의 연락처 메모에 눈이 갔다.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주현이녀석은 어째서 누나의 연락처를 알고 있는 걸까, 내가 몰랐던? 그
여름의 여행 이후에도 그들은 종종 둘이서 만나고 있다는 걸까? 내가 군대에 간 사이 서로간에......
외로움을 달래고 있었다는 걸까?
가슴속에 무럭무럭 피어오르려 하는 먹구름을 다잡고, 그것을 밀어내듯 하나하나 힘주어 공중전
화 다이얼을 눌렀다. 그리고, 기다렸다.
누나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야..." 라 입을 떼는 내 목이 메였다. 고생스러웠던 그간의 군 생활이
주마등처럼 되살아나서, 나는 하마터면 눈물을 그렁거릴뻔 했다.
"잘.... 있었지?"
조용히 웃는 그녀의 얼굴이 바로 눈앞에 보이는 듯 했다. 나는 목이 메이고 가슴도 뛰어서 하고
픈 말을 제대로 하지도 못했다. 그저 내일 낮에 모처에서 만나자고 약속을 잡는 데 겨우 성공했을
뿐이었다.
"응... 아, 근데 정호야."
"응?"
"내일.... 주현이도 같이 만나도 되겠니?"
여기서 다시 그 녀석의 이름이 나오다니! 나는 애써 몰아냈던 질투의 먹구름이 다시 치밀어 오르
는 것을 느끼며, 아까와는 또다른 맥락으로 목이 메여왔다. 그 다음 말을 잇기가 무척 힘들었다.
"왜... 그랬으면 좋겠어?"
"응.... 아니, 그게 말야...."
그녀가 잠시 주저했다. 내 안의 시커먼 것이 점차 내 가슴을 온통 잠식해 들어오는 것이 느껴졌
다.
그녀가 말을 이었다.
"실은 정호야, 너 가고 난 후에, 주현이가 몇번씩 전화 걸어서 한번 봤으면 좋겠다고 했었거든?
뭔가 힘든 일이 있는 것 같았어... 그런데 내가, 계속 그러지 말자고 그랬거든. 나중에, 정호 휴가나
오면 같이 얼굴 보자고, 셋이 함께 보자고......"
내 마음속에서, 무언가 지피는 것이 있었다.
"우린, 셋이서 하나잖니? 그러기로 했었잖니?"
먹구름 사이로 무언가 한줄기 내비쳐 오는 것 같았다. 그래...... 그랬었다.
질투도 소유욕도 독점에의 집착도 완전히 몰아낼 수는 없었지만, 그 여름 울릉도의 그 자그만 여
관에서, 우리는 서로를 꽉 껴안은 채 그렇게 하기로 서로 약속을 했던 거였다.
그날 밤, 그러니까 다혜누나와 나와의, 그리고 주현이와 누나와의 "그 일"이 있었던 때 말이다.
울릉도에는 비가 많이 왔다. 파주, 철원이 거의 물에 잠겨버리다시피 한, 98년 여름의 장마가 바로
그때 일이었다. 티브이에서는 수도권의 장마 상황, 피해 보고를 쉴새없이 속보라며 틀어주고 있었
다.
울릉도는, 근해의 파랑이 3미터를 넘어서면 배가 다니지 못한다. 그럴 땐 관광객이든 섬 주민이든
간에 섬 바깥으로 한발작도 나가지 못한 채 날씨가 풀리기만을 그저 기다려야 한다.
세사람 모두한테 전혀, 너무나도 뜻밖이었던 "그 일"이 일어난 바로 그 시점에서, 울릉도는 당시
전국에 몰아친 태풍으로 인해 모든 배편이 발 묶여 버렸다. 다시 말해, 우리는 뜻밖에 서로가 너무
나도 서먹해질 수 밖에 없던 바로 그 타이밍에 맞춰, 그 좁은 공간에 그대로 갇혀 버린 것이었다.
"모든 게 제 잘못이에요, 누나!"
주현이가 우리 앞에 무릎을 꿇었다. 무릎이 땅바닥에 부딪치는 소리가 쿵, 하고 울릴 지경이었다.
"난... 정말로 몰랐어요. 정호하고 다혜누나하고 그런 관계라는 건... 난 그저, 누나가 내가...... 그렇
게 해 주는 걸 좋아하고 있다고 생각해서, 그래서......"
녀석은 완전히 풀이 죽어 있었고, 거의 울먹이고 있었다.
"아니... 아니야. 주현아, 내 잘못이야."
다혜누나의 목소리또한 목이 메여 있었다.
"그리고 정호한테도... 내가, 너희들이 얼마나 성적으로 왕성할 때인지를 미처 깨닫지 못했어. 내
가 잘못했어. 내가 너희들을.... 상처주고 말았구나. 정말 미안해.
그렇게 너희들한테... 성은 서로를 이해하고, 상처주지 않는 게 제일 중요하다 말해 놓고선......"
하고는 복받치는 감정에 그만 고개를 돌려 버렸다.
나도 울고만 싶었다.
정상적인 수순이라면, 그렇게 우리는 그대로 헤어져 집으로 돌아가, 가급적인 한 서로를 다시 보
지 않으면서, 그렇게 서로 안에 상처를 키워가거나 혹은 묻어가면서 지내게 될 것이었다.
그러나, 그 귀가가 불가능했다. 어디 서로를 피해 가 있을만한 곳도 없었다. 비는 계속 내렸고, 배
는 언제가 되어야 다시 뜰 수 있을지 아무도 몰랐다.
셋이서 민박집 방안에, 그저 멍안히 누워 있는 것 밖에는 달리 할 일이 없었다. 나가 돌아다닐려
고 해도, 비가 오고 있었을 뿐 아니라 그럴 기분이 나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는, 어두침침한 방안
에서 아침도 점심도 거른 채 그냥 말없이 누워 있었던 것이다. 서로간에 할 말도, 할 일도 아무것
도 없었다. 켜 놓은 티브이만이 전국 각지의 장마 피해를 되풀이해서 보여주고 있을 뿐이었다. 정
말로 가슴시리도록 우울하고, 또 우울한 날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어땠을는지 몰라도, 나는 그 때, 정말로 진지하게 "죽음"에 대해 깊이 생각했었다.
그러고 있다가, 문득 다혜누나가 조용히 일어나 말없이 밖으로 나가는 것이었다. 우리는 특별히
무어라 하지도 관심을 두지도 않고 그냥 내버려 두었다. 한없는 우울의 무게가 다시금 우리를 덮
쳐눌렀다.
그런데, 그렇게 밖으로 나간 다혜누나는 몇시간이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았다. 날이 점차 완전히
어둑어둑해지기 시작하자, 우리는 그제서야 몹시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문득 나는, 조금 아까 내
가 "죽음"에 대해 깊이깊이 생각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그렇다면, 누나도, 혹시.........
일단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나는 더 이상 그대로 누워있을 수가 없었다. 내가 벌떡 일어나 앉
아서 주현이를 바라보자, 주현이역시 심각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주현이역시 나와 같은 생
각을 하고 있었다는 걸 나는 눈빛으로 알 수 있었다.
우리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벌떡 일어나, 누나를 찾으러 나갈 태세를 갖췄다. 무언가 절박한
것이 두사람 모두를 사로잡고 있었다. 그래서 급한 발걸음으로 현관으로 마악 뛰어나가려던 참이
었는데,
"......!"
우리의 손길이 닿기 전에 현관문이 먼저 열렸다. 그리고 만면에 화색을 띈 다혜누나가, 거의 우리
를 밀치다시피 하고 안으로 들어왔다. 다혜누나는, 나갈 때와는 딴판으로 환히 웃고 있었다. 우리
는 다시금 머-엉 해져가지고, 다혜누나의 얼굴을 그저 바라보고 있었다.
"뭐야 니들~ 여태 불도 안켜놓고!"
방안에 불이 환해졌다. 다혜누나는 바깥에서 비를 맞은 듯 온통 젖어 있었는데, 바알개진 얼굴에
이상한 열기로 몸에서 김이 모락모락 베어나올 지경이었다. 누나가 손에 든 것을 우리한테 내밀었
다.
"니들 여태 아무것도 안먹었지? 자, 밖에서 카드로 돈 뽑는 김에 사 온 거야. 배가 끊기면 재료도
안들어온다고 뭐 별 게 없긴 했지만,"
치킨, 햄버거, 콜라.... 뭐 이런 것들이었다. 우리는 갑자기 극심한 허기를 느꼈다. 언제 시체마냥
누워있었냐 싶게 게걸스레 먹을 것을 씹어 삼키는 우리를 보고 누나는 빙긋 웃었다.
그리고선 누나는 젖은 옷을 벗어던졌다. 그리고는 몸에 착 늘러붙은 속옷 차림이 되어, 어제와 똑
같이 속살의 윤곽을 고대로 드러내 보이고는, 멍안히 그 광경을 쳐다보고 있는 우리를 향해 보란
듯이 혀를 빼죽 내밀고는, 욕실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배가 불러오자 기운이 솟았고, 기운이 솟자, 왠지 여태까지의 모든 우울, 고민이 죄다 바보같게만
생각되었다.
그리고 거짓말같이, 가운뎃 다리에 불끈, 힘이 들어가는 게 느껴졌다.
주현이와 나는 또다시 욕실 창에 난 틈새로 다혜누나가 목욕하는 것을 엿보았고, 다혜누나는 예
상하고 있었다는 듯 이번엔 욕실 문을 확짝 열어젖히고 우리한테 냅다 물을 뿌려대었다.
우리는 맥주잔을 기울이며 깔깔댔고, 거리낌없이 음담패설도 했다. 주현이는 자기 옛날 여자친구
와의 첫경험에서 "5초안에 끝나버린 일"을 털어놓으며 우리를 웃겼다. 다혜누나는, 고등학교때 있
었다는 자신의 첫경험 이야기를 너무나도 외설스럽게 털어놔서 우리를 놀라게 했다.
우리는 옷벗기 고스톱도 또 쳤다. 이번에도 결국 다혜누나가 최후의 승자로 남았지만, 그래도 이
번에는 우리의 자력으로(?) 다혜누나의 가슴사리개를 치우는 데까지는 성공을 했다. 주현이녀석이
이번에는, 지가 피박을 쓰자마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 팬티를 까내렸는데, 녀석의 꼬추는 처음 우리
앞에 나타났을 때는 분명 축 늘어진 채 포경안에 싸여 있었건만, 우리가 응시하자 어느덧 불끈불
끈 고개를 치켜드는 것이었다. 귀두가 움찔움찔거리면서 표피를 밀어내고 고개를 디미는 모습이
너무 재미있어서, 우리는 또 한바탕 웃음을 터뜨렸다.
즐겁게 웃으면서도 우리는 알고 있었다. 우리의 관계는 세상의 인정을 받을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고, 따라서 영원하기 힘들다는 것을...... 더구나 다혜누나는 내 사촌누이였다. 우리가 이 순간
아무리 즐겁다고 해도, 엄연히 존재하는 그러한 사실들은, 또 그것들대로 여전히 남아있게 마련이
다. 그러나 반면에, 아무리 그렇게 구구한 현실적인 문제가 가로놓여 있다고 해도, 지금 우리가 이
렇게 스스로 즐거워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누나가 말했다.
"아까 낮에, 갑자기 너무너무 허무해 져서 비를 막 맞으면서 바깥 바닷쪽 절벽에 서 있었어. 어쩌
면 그 때, 그냥 밑으로 뛰어내려 버리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하고 있었던 것 같애.
그런데 그때,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든 거야. '뭐야! 오늘이 벌써 8월 *일이잖아! 어머나, 정호 입
대날까지, 인제 채 열흘도 안남은 거네????'
그 생각이 들자마자 그렇게 궁상맞게 비맞고 서 있는 시간들이, 너무너무 아깝게 생각되는 거
있지? 그래서 동네로 돌아왔어. 그것도 막 뛰어서! 숨이 차고 몸이 막 화끈화끈 그러더라? 그리고
는 곧장 식당에 가서 산채비빔밥을 시켜서는 깨끗이 비워버렸지. 여긴 산나물이 또 별미거든? 나
도 모를 힘이 막 솟드라. 그리고.... 너희들을 막 껴안아주고 싶어졌어."
누나는 또 이런 말도 했다.
"너희들 둘다를 나는 너무 사랑해. 언제까지나 이렇게 함께 있었으면 좋겠어."
술자리를 정리하고, 주현이와 내가 욕실에서, 오늘의 우울증까지를 말끔하게 씻은 그대로 나오자,
다혜누나는 이부자리를 펴놓은 위에, 발가벗고 서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누나의 알몸, 특히 허벅지 사이 보일락말락, 소다스럽게 우거진 누나
의 수풀이 더없이 아름다웠다. 누나는, 나란히 서 있는 우리의 남근이 또한 똑같이 나란히, 북극점
을 가리키듯 꽂꽂이 곧추 서 있는 것을 보고 꺄르르 웃었다.
다혜누나가 우리 둘 모두를 안았다. 우리는 사이좋게, 누나의 유방을 한쪽씩 차지하고 어루만졌
다.
누나가 양 손에 우리의 음경을 쥐고 어루만져 주었다. 우리가 신음을 발하며 즐거워하자, 누나는
곧장 자세를 낮추더니 우리 사이에서, 그러니까 무릎을 꿇은 채 우리의 남근을 하나씩 쪽쪽 빨아
주는 것이었다.
"......이래도, 괜찮아요?"
다혜누나의 입술이 마악 주현이의 귀두에 닿으려 할 때, 주현이가 믿어지지 않는다는 듯 말했다.
다혜누나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볼성사납게 튀어나온 주현이의 거북이대가리에 입을 맞
추고, 그 줄기를 혀로 ㅎ았을 뿐이었다.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주현이는 깊은 곳으로 새어나오는 뜨거운 숨결로 화답했다. 누나
가 말한 성에 있어서의 "커뮤니케이션"이 어떤 건지 이젠 좀 알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거 어디서 많이 보던 자세같다... 생각이 든 순간, 다혜누나는 쪽 소리를 내며 주현이의
성기에서 입을 떼더니, 고개를 절레절레하며 불평하는 것이었다.
"에이, 어디서 줏어본대로 해볼려 그랬더니... 역시 프로들은 다른가봐. 에이... 안되겠다. 얘들아~
누워바라~!"
큰대자로 "나잡아잡수" 자세로 누워버린 주현이, 고 다리사이에 엎드려서 녀석의 음경을 정성스
레 입으로 애무해 주는 다혜누나, 그리고 고 뒤에서 다혜누나의 비부를 열심히 탐험해 가는 나,
다혜누나의 아랫입에는 물이 가득 차 내 손을 적셨고, 주현이는 신음소리와 함께 폭발하여 누나
의 입안에 제 것을 잔뜩 분출해 놓았다. 다혜누나가 그것을 그대로 꼴깍 삼키자, 주현이 녀석은 놀
라 물었다. "......맛있어요?"
누나가 대답했다.
"글세... 쫌 이따가 정호꺼도 함 맛봐 보고, 비교 검토 후에 알려줄게."
내가 다혜누나의 위에서 무아지경에 빠진 채 피스톤운동을 했다. 다혜누나가 달떠서 정신없이 내
이름을 외치는 걸 듣자, 나는 이대로 죽어도 좋다고 생각될만치 기분이 좋았다. 그러는 동안 주현
이는 누나의 어깨를 끌어안고 젖가슴을 주무르며, 마치 제가 뿌려놓은 걸 거두워 가기라도 하겠다
는 듯 열심으로 누나한테 입맞추고 있었고,
처음에는 어린아이 응석을 받아주듯 포근하게 우리의 욕정을 받아주던 다혜누나도, 행위가 거듭
될수록 점차 정신없이 달아올라갔고, 큰 소리를 내 가며 우리한테 매달려 왔다.
누나 엉덩이 아래에 허리베게까지 해 놓은 채로 열심히 허리를 흔들어 대던 주현이가 끄응하는
단말마의 비명(?)과 함께 두번째의 사정을 하고, 그 위에서 누나 입안에 내 것을 담가놓고 있던
내가 더 견디지 못하고 주현이를 밀쳐내다시피, 주현이의 것으로 미끌거리는 그 곳에 개 것을 쑤
욱 밀어넣었을 때는, 누나역시 무아지경으로, 내 등짝에 황홀한 손톱자욱을 남겨 놓았다.
주현이는 두번 사정으로 대충 쫑이었고, 누나역시 서너번의 삽입으로 이젠 충분하다고 나가떨어
졌지만, 내것은 두번 분출로는 어림도 없다는 듯 죽을 줄 몰라 했다.
그래서 세번째 분출은 누나의 입에 하게 됐다. 세번째라서인지 좀처럼 끝나지를 않아서, 그래서
피로한 누나가 힘들까봐 그만 됐다고 하기도 했지만, 누나는 막무가내로 결국 내 것을 입안에 받
고야 말았다. 나는 그 사정의 쾌감보다도, 끝까지 정성스레 나를 품어주고, 내가 뿌려댄 것까지 주
저없이 꿀꺽 삼켜주는 누나의 마음에 가슴이 시리도록 감동을 했다.
"누나, 인제 둘 다 맛봤죠? 어때요, 비교 검토 결과는?"
셋 다 기진해서 누운 채 숨을 고르는데, 주현이녀석이 이런 익살로 우리를 웃겼다.
휴가 둘쨋날, 사복으로 말끔히 갈아입은 나는, 작년 여름에 셋이서 나누었던 그 느낌을 곰씹으며
설레는 마음으로 다혜누나와의 약속장소를 향했다.
둘은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까?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을까? 어쩌면 내가 없는 사이, 여러가지
상황이 이미, 더 이상 우리를 그 전처럼 함께 할 수 없게 만들어 버렸는지도 모른다.
나는 반년여 군 생활의 고통을 정말로 겨우겨우 이겨내었고, 두사람역시, 그간 그들을 둘러싼 현
실에 나름대로 열심히 싸워 왔겠지만, 우리 관계의 여러가지 난제들은, 사실 그 새 하나도 변한 게
없다.
하지만 뭐~ 나는 그렇게 셋이서 하나가 된 이후에도 태풍에 이틀을 더 묶여 있으면서 겪었던 여
러가지 일들을 떠올렸다.
울릉도 구경은 그걸로 끝이었다. 우리한텐 울릉도보다 더 탐구하고 싶었던 것이 있었던 것이다.
굳이 서로의 몸을 탐하지 않더라도, 셋이서 서로 욕탕에서 등을 밀어줘도 좋았고, 둘이 나란히 -
각기 누나의 젖가슴 하나씩을 차지하고선 - 누나의 팔을 베고 잠드는 것도 좋았다. 누나 안으로
내가 들어오고 다시 그 안으로 주현이가 들어오고... 우리가 모두 한 데 섞이고... 둘이서 동시에 누
나의 몸속에서 폭발했을 때의 그 쾌감......
우리는 정말로 셋이서 하나였던 것이다.
그 추억만으로도 충분하지 아니한가.
약속장소에 이미 두사람이 나와 나를 향해 손을 흔드는 게 멀찌감치 눈에 띄였다.
'놀다가 갈 데 없으면 내 자취방에 가서 놀지 뭐~' 설레이는 가슴은, 문득 어제 통화에서 다혜누
나가 지나치듯 던진 한마디를 떠올리면서, 나도 모르게 다시금 내 가운데가 묵직하게 고개를 치켜
들어 오는 것을 느끼게 되는 것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