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주차장에 주차하고 직원들과 빈소가 마련된 지하로 내려갔다.
상사를 듣고 찾아온 많은 조문객들을 비집고 들어갔다.
독실한 크리스찬이었던 그녀는 까만 상복을 입고 슬픔에 겨워 흐느끼고 있었다.
가슴이 망치로 맞은 듯 답답했다.
화병에서 꽃을 뽑아 영전에 올리고 그녀에게 인사했다.
“고마워요...경훈씨”
“하아...뭐라고 말해야 할 지 모르겠네...애기는?”
“엄마가 보고 있어요...뭐라도 드시고 가세요”
“그래”
직원들과 한 상을 받은 후 맥주를 들이켰다.
갑갑한 마음과 안타까움은 지독한 목마름이 되어 맥주를 연거푸 들이켰다.
“허어...이 사람 좀 천천히 마셔”
“........”
“그나저나 참 안됐어....결혼 한 지 얼마나 됐다고 한 2년 되었지?”
“네..맞아요”
직원들이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것을 안주삼아 경훈은 맥주를 다시 들이켰다.
‘써....아주 써.....하지만 죽으면 이런 맛도 느낄 수 없겠지. 아니..마실 수도 없을 거야’
“희은씨가 올해 32이고, 신랑이 아마 35이었지....한참 때잖아....그런데 교통사고가 뭐야..애는 어쩌고....”
“그러게 말입니다. 다 팔자 소관이라지만 이제 겨우 32인데...하늘도 무심하내요”
직원들의 걱정과 한탄 소리, 여기저기 흘러나오는 안타까움의 동정 섞인 이야기들에 머리가
빙글빙글 돌았다.
‘빌어먹을....이렇게 미망인이 될 거라면...차라리 그 때.....내가...하아..관두자..관둬....이미 지난 일인데’
경훈의 눈빛이 우울한 회색빛으로 물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