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이 멈추자 타려는 사람, 내리려는 사람으로 복새통을 이루었다. 그것은 또 다른 삶의 현장이었다. 모두들 얼굴에 아무런 표정을 보이지 않고, 그저 목적지까지 시간내에 도착하기 위해서 무서우리 만큼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었다. 나는 그것을 보고 약간 겁을 먹기조차 하였다. 건설현장 보다 더 치열한 삶의 현장이었다. 숨이 막힐 것 같았다. 역이 지나칠수록 내리는 사람보다 타는 사람이 더 많았다. 몸과 몸이 마주 붙어서 제대로 힘을 줄 수 없었다. 차가 흔들리면 몸도 따라 흔들 렸다. 키가 크지 않은 나는 손잡이를 잡을 수 없어서 이리 저리 흔들렸다. 성철이가 뒤에서 잡아주지 않았다면 온 몸이 멍투성이가 될 뻔하였다. 성철이가 내 뒤에서 내 몸을 안다시피하고 나를 지탱해 주었다. 두어 역을 지나 가 전철 안은 그야말로 콩나물 시루였다.
점점 밀려드는 사람들에게 밀려서 내 앞 에 어느 후줄근한 남자가 서게 되었다. 간밤에 술을 마셨는지 숨을 쉴 때마다 역한 술 찌꺼기 냄새가 코를 찔러서 인상을 찌푸리게 하였다. 그러나 그것은 참을만 한 일이었다. 그 사내는 한 오십이 넘어 보였는데, 그 사내의 바지 정면이 나의 아랫배 에 접근하는 것은 더 참을 수 없었다. 그의 흉악한 악취보다는 그 느낌이 더 참기 어려운 고통이었다. 자존심의 상처까지 받는 것 같았다. 생각 같아서는 당장 내리고 싶었지만 성철이 때문에 참을 수밖에 없었다. 자연히 나는 히프를 뒤로 뺄 수밖에 없었다. 두 손은 핸드백과 성철이 서류를 잡 고 있어서 어디다 짚을 곳도 없었고. 좌우에도 사람이 빼곡히 들어차서 숨쉬는 것 조차도 어려웠다. 모두들 나의 곤혹스러움에는 아는체도 하지 않았다. 늘 그런일이 일어나니 모두들 무심한 표정이었다. 낯모르는 사람들이 몸과 몸을 밀착한 채 흔들 리고 있었다.
나도 그런 환경에 적응할 수밖에 없었으나 그 남자가 의도적인지 아 니면 불가항력적인지 모를 힘으로 밀어 부치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거참, 지하철 처음 타슈? 가만히 있습시다" 내가 자꾸 몸을 흔들자 내 옆에서 누군가가 소리를 질렀다. 나는 잠깐 얼굴이 붉 어졌다. 그래서 엉덩이를 뒤로 뺀 채 내 몸을 그 남자로부터 멀리 떨어지려는 노력 을 하였다. 그것이 성공하여 어느 정도 그 남자와 거리를 두게 되자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그러나 복잡한 차는 내게 그런 행운을 오래 갖지 못하게 만들었다. 물을 떠 낸 자리같이 그 틈은 어느새 다시 메꾸어졌다. 나는 그저 내 몸만 뒤로 빼낼 뿐 이 었다. 너무 뒤로 많이 뺐는지 내 엉덩이가 성철이 바지 바로 앞에 붙어버렸다. 타이트 하게 보이는 정장은 히프의 곡선을 그대로 드러나게 하였는데, 그것이 성철이 바지 앞에 밀착되어 버린 것이었다. 그래도 그것이 그 남자의 앞부분과 마주치는 것보단 마음이 편했다.
내가 뒤로 몸을 밀자 성철이는 내 의도를 알았던지 내 몸을 당겨서 편하게 받쳐 주었다. 늘 아이 같던 성철이의 몸이 탄탄한 것이 청년이라는 느낌을 진하게 받았다. 처음에는 그저 그 남자의 앞 부분을 피해 뒤로 민 것이 성철의 바 로 앞이라는 것을 안 것은 전철이 더욱 복잡해진 다음이었다. 앞의 남자 바지 앞이 닿일락 말락 할 정도로 떨어질 거리에 있자, 내 히프는 성 철의 바로 바지 앞에 위치했다. 성철은 나보다 머리 하나가 더 컸지만 남 여의 하 체는 거의 비슷한 위치에 자리한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내 히프의 두 틈 사이에 성철의 성기가 위치한 것을 알았다. 하지만 아들의 몸이라 거북하지 않았다. 오히려 앞에 선 남자의 몸을 피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이었다. 하지만 차가 점점 더 복잡해지자 사정이 조금씩 달라졌다. 내 몸이 이리저리 흔 들리면서 본의 아니게 성철의 성기를 자극하게 된 것이었다. 나도 그것을 알아차리 고는 조금 몸을 움직여서 피해보려고 하였지만 오히려 그것이 더 자극을 준 꼴이 되어 버렸다.
처음에는 그저 성철의 성기 감촉만 느꼈는데 점점 그것이 팽창하는 것을 느꼈다. 성철이도 그것이 거북한지 몸을 움직였지만 결과적으로는 두 사람이 호흡을 맞추는 꼴이 되어 버렸다. 그래서 가만히 있기로 하였다. 하지만 차가 움직 이고 사람이 밀리면서 어쩔 수 없는 자극이 전달되었다. 내 느낌으로는 성철이의 성기가 한껏 부풀었다고 생각하였다. 그의 성기는 바로 내 히프 두 쪽의 한 가운데를 겨냥하여 일어서 있었다. 차가 흔들릴 때마다 미세하 게 내 음부에 성철의 성기가 전해주는 움직임이 전해졌다. 옷을 벗었다면 성철의 성기 끝이 내 음부의 바로 입구에 닿을 위치였다. 얇은 팬티 위로 전해지는 그 느 낌이 처음에는 당혹스러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가슴을 뛰게 했다. 잠시 잊 었던 남편과의 섹스가 되살아났다. 한창 연애한다고 뜨겁던 시절에 남편과 시내버스 속에서 은근한 애무를 하던 생 각이 났다.
어떤 때는 용감하게 치마 밑으로 손을 넣기도 했던 남편이었다. 그녀가 변태라고 쏘아주면 남편은 빙긋이 웃으면서 "사랑해"하고 귀에 속삭였다. 그러는 그 가 나는 싫이 않았다. 아니 나도 그것을 즐겼었다. 그런 기억과 함께 갑자기 그 동안 잠자고 있었던 내 욕망이 살아났다. 그것은 나 와 관계없고 내게서는 없어진 것으로 알았는데 그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예전에 느 끼지 못했던 강열함으로 내게 다가 왔다. 나는 내 팬티가 젖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무슨 꼴이람. 지하철 속에서 아들의 성기를 느끼고 젖다니... 그것도 아들이 중 요한 시험을 치는 시간을 앞두고" 이렇게 나 자신을 질책했지만, 한편으로는 강열하게 치솟는 욕정을 억제할 수 없 었다. 놀라운 일이었다. 정말 사람이란, 더구나 여자란 모를 일이었다. 그러나 나는 아무 내색없이 그 시간을 견디고 있었다. 아니 즐기고 있었다는 것이 옳은 말이었 다. 잠시 동안의 우연한 접촉이었지만 나는 분명히 아들 성철이의 성기를 느끼고 성적 흥분을 맛보았던 것이었다. 그러나 그 당장은 아무 일없이 지나갔다.
차에서 내리자 우리 모자는 바쁘게 학 교로 들어가고 나는 교문에 엿을 붙이며 다른 엄마들처럼 성철이의 합격을 빌었다. 성철이도 아무런 표정의 변화 없이 수험장에 들어갔다. 그냥 그 정도였으면 나는 지금쯤 한결 가벼운 마음이었을지 모른다. 아니 겉으론 평온하고 속으로 불행한 여 자로 남았을 지 모른다. 성철이가 시험을 무사히 치르고 발표를 기다리는 날이 되었다. 초조하게 신문과 티비를 보면서 하루하루를 보냈다. "밥 안 먹을래?" 시험이 끝난 후 그 동안 밀렸던 잠을 자느라고 성철이는 제방에서 온 종일 잠만 자고 있었다. 들여다보니 침대 위에 사지를 뻗치고 잠이 들어 있었다. 트렁크 팬티 한 장만 걸친 채 엎드려 있었다. 다리가 길고 곧게 뻗어 있었다. 공부만 하다고 약 한 줄 알았는데 다리가 튼실하니 굵었다. 특히 허벅지에 거뭇하게 돋아난 체모는 남자다운 맛이 들어 있어 보였다. 그 동안 자주 방을 들여다보았지만 그렇게 많은 알몸을 본 것은 처음이었다. 갑자기 지하철 속의 생각이 났다.
그래서 얼굴이 붉어졌다. "망측한 생각 다 하네" 하지만 그날 이후 밤마다 남편과의 섹스 꿈을 꾸었다. 안타까움에 몸부림치다가 눈을 뜨면 꿈이었다. 갑자기 남자 생각이 났다. 한번씩 피어오르는 불길처럼 그 생 각은 내 몸을 뜨겁게 하곤 지나갔다. 참을 수 없을 때는 나도 모르게 손이 내 음부 로 들어갔다. 클리토리스를 만지면서 다리를 힘차게 꼬았다. 미진한 자극이 왔다. 그러나 그것은 갈증난 사람이 바닷물을 마신 것처럼 더 갈증을 부채질하였다. 나중 에는 내 손가락을 질에 넣고 움직여서 그 갈증을 조금 풀었다. 하지만 그것으로 완 전치 않은 것을 알고 있었다. 어떤 날은 잠들기 전에 한 번, 새벽에 한 번 하기도 하였다. 정말 무섭게 피어오 르는 욕정이었다. 남편이 길을 터놓은 내 몸은 섹스의 쾌감과 절정을 잘 알고 있었 기에 나로서는 참기 어려운 고통이었다. 모르면 그냥 넘어 갈 수 있었지만, 이미 아 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래서 갑자기 그런 환상이 일어났는지 알 수 없었다.
"밥이나 먹고 자" 성철이를 흔들자 성철이는 귀찮다는 시늉을 하면서 돌아누웠다. "나중에 먹을 께요. 피곤해요. 어제 늦게까지..." 책상 위를 보니 두툼한 소설책이 펼쳐진 채 놓여있었다. "아직, 책을 보니?" 나는 대견한 음색으로 성철이를 내려다보았다. 잠든 모습이 남편과 너무 닮아 있 었다. 그런데 헐렁한 팬티 가운데가 불룩 솟아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깜짝 놀랐 다. 얼른 고개를 돌렸으나 어느새 내 눈은 성철의 그곳에 머물렀다. 잠시 지켜보았 다. 비록 그 모습은 볼 수 없었지만 훌륭한 남자의 것이었다. 이불을 찾아 덮어 주 려고 침대 아래로 떨어진 이불을 잡으려고 허리를 굽혔다. 그러면서 내 눈은 그곳 에서 눈이 떨어지지 않았다. 허벅다리 위로 벌어진 팬티 틈새로 보이는 그것을 보 려고 하였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었다. 생각대로 훌륭한 성기가 엿보였다. 아직은 하얀 피부를 하고 있는 성기였다.
전체 는 다 보이지 않았지만 무서운 힘으로 하늘을 향해 팬티를 밀어 올리고 있었다. 갑 자기 온 몸에서 진땀이 흐르면서 그 자리에 주저앉을 것만 같았다. 그래서 얼른 그 방을 나왔다. 가슴은 쉴새없이 뛰고 있었다. 내 방에 와서도 난 어쩔 줄을 몰라 하 였다. 보지 말아야할 것을 본 죄인처럼 나는 안절부절하였다. "어머. 내가 이래서는 안 되는데. 아들을 보고 이 무슨 망신이람" 나 자신을 향해 독한 질책의 말을 수도 없이 날렸지만, 그것은 부러진 화살처럼 위력이 없었다.